ETERNAL RETURN ETERNAL RETURN ETERNAL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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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캐릭터 & 스킨

신규캐릭터 :
루치아

누군가의 이야기

1화

길을 가는 나그네여. 총사를 꿈꾸는 페란테 영애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가요?

'페란테'는 유서 깊은 명문가로, 오늘날까지 그 이름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답니다.
지금은 군수 사업, 그중에서도 총기 개발과 제작에 힘을 쓰고 있고 있지요.
그렇기에 가문의 분위기는 무척 엄격한 편이랍니다.

아버님은 언제나 무뚝뚝하신 분이셔요.
어머님은… 상냥한 분이셨다고 들었지만, 아직 한 번도 뵌 적 없답니다.
소녀에게는 위로 세 분의 형제가 있어요.
세 분 다 소녀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좋은 분들이지요.
첫째 언니께서 큰 벌을 주시는 것도,
둘째 오라버니께서 저를 '그것'이라고 부르시는 것도,
셋째 오라버니께서 제가 공들여 준비한 것을 쓰레기통에 버리시는 것도…
전부, 이 부족한 소녀를 가르치기 위한 교육이랍니다.
이런 좋은 분들을 형제로 둔 소녀는 축복받은 게 아닐까요?

그렇지만, 이 하찮은 소녀를 꾸짖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있었답니다.
제 유모는 항상 상냥하게, 소녀가 잘못해도 괜찮다고 다독여 주었어요.
또, 제가 잠들기 전엔 항상, 침대 머리맡에서 낭만적인 총사 이야기를 읽어주었지요.
유모와 함께한 나날들 덕분에, 소녀는 자신감을 얻었답니다.
모두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당당히 페란테 가의 일원이 되고자 하였지요.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가문의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총기에 대해 소녀가 조심스레 의견을 꺼낸 날.
싸늘하게 저를 바라보던 모두의 표정은, 소녀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에요.
그날, 첫째 언니께서는 평소보다 더 큰 가르침을 주셨지요.

잡을 수 있는 것이 없어 허공을 휘적이던 느낌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이었어요.
이후, 저는 높은 곳을 피하게 되었답니다.
아, 하지만 소녀는 언니를 원망하지 않는답니다!
언니는 그저 가문의 질서를 바로잡으려 하신 것뿐이셔요.

그렇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해요.
제가 입을 열지 않았더라면, 유모는 아직 제 곁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주셨겠죠.
철없는 제 언행이 결국 유모의 탓으로 돌아가 버렸으니까요.

2화

그날 이후에도 저택은 이전과 다름이 없었답니다.
아버님과 형제들은 새로운 사업 때문에 언제나 바쁘셨어요.
소녀는 무척 적적했답니다.그토록 좋아했던 총사 이야기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고요.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정원에서 차를 마시는 것 뿐이었지요.​

어느 날, 가문에 새로운 정원사가 들어왔어요.
그분이 가위질을 할 때마다 꽃과 나무가 싱그러운 생기를 찾는 모습이 참 신기했답니다.
소녀는 조심스레 정원사에게 말을 걸었지요.
소녀는 유모에게 들었던 총사 이야기를 꺼냈어요.
낭만이 넘치는 고전 총기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함께요.
그는 제 말을 헛소리라고 비웃지 않았어요.
한참 동안 정원을 바라보다 나직이 말할 뿐이었죠.

아가씨라면, 할 수 있다고요.

그날부터 소녀는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형편없는 도면이었지만, 소녀는 최선을 다했어요.
가문에 있는 온갖 문헌과 자료를 참고하며, 밤낮으로 열심히 그렸지요.
그것은, 소녀가 처음으로 이루어낸 것이었어요.
하지만 머지않아 오라버니에게 들키고 말았지요.
그리고 그 설계도는 소녀가 보는 앞에서 처참히 찢겼답니다.

​소녀는 정원으로 나갔어요.

하지만 그분은 정원에 계시지 않았지요.
소녀와 감히 말을 섞은 죄로, 저택에서 쫓겨났다는 말만 전해 들었어요.
그 뒤로, 정원에 감돌던 싱그러운 생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시들어가는 정원을 바라보는 쓸쓸한 날들이 이어졌답니다.

3화

어느 날, 소녀는 알 수 없는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소녀가 홀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자, 가문의 주치의라고 하는 사람이 찾아왔지요.
하지만, 소녀의 병을 치료할 순 없었어요.
결국 아버님은 제게 전담 사용인을 붙여주라 명령하셨지요.
얼마 뒤, 저택에 네 명의 사용인 후보가 도착했답니다.
아버님께서는 그들 중 한 사람을 직접 고르라고 하셨어요.

소녀는 그 누구도 선택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 선택을 받은 이가 불행해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답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남루하고 상처가 많아 보이는 아이가 눈에 밟혔어요.
유모의 눈동자 색과 꼭 닮아있었거든요.
소녀는 무심코, 그 아이를 고르고 말았답니다.

그 아이에게는 이름조차 없었답니다.
그저 숫자로 부르라 이야기하는데, 소녀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지요.
‘멋진’ 이름이야말로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니까요.
소녀는 그 아이의 눈 색인 ‘세레니티’에서 따와, 그 아이의 이름을 '세레스'라 지어주었답니다.
소녀는 세레스에게 몇 번이고 신신당부를 했어요.
소녀에게 친절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으니, 부디 소녀에게 상관하지 말아 달라고요. ​

그러나 세레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소녀는 오랫동안 깊숙이 묻어두었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답니다.
잃어버린 소중한 이들과, 차마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들을요.
세레스는 항상 제 말을 조용히 들어주었어요.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던 소녀는, 서랍 속 오래된 종잇조각들을 꺼냈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조각들을 세레스와 함께 하나씩 정성스레 이어 붙였지요.
너덜너덜하고 형편없는 도면이었지만…
세레스와 함께라면, 언젠가 이 총을 완성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어느 날, 세레스가 제게 커다란 보석을 하나 선물해 주었어요.
소녀는 그 아름다운 보석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소녀의 브로치로 만들고 하나는 검을 제작해 세레스의 생일날 선물했지요.
그것은 소녀의 보잘것없는 꿈을 묵묵히 들어준 그 아이에게 건네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정의 증표랍니다. ​

그렇게 소녀에게는 또다시, 소중한 인연이 생기고 말았지요.

4화

어느 날부터인가 세레스는 자주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어요.
소녀에게 말도 없이 사라지고, 밤늦게 돌아올 때면 언제나 못 보던 상처를 달고 있었지요.
어째서 다친 것인지, 어째서 자꾸 사라지는 것인지 물어도…
세레스는 끝내 답해주지 않았어요.
소녀는 조금 화가 났지만, 그저 무사히 돌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지요.
왜냐하면, 소녀의 소중한 사람들은 모두 아무 말 없이 사라졌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 소녀의 열여덟 번째 생일이 찾아왔답니다.
이날만큼은 꼭 함께하자고 약속했었지만, 아침에 눈을 뜨니 세레스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소녀는 방에 홀로 앉아 계속 기다렸답니다.
시곗바늘이 자정을 넘어 세 바퀴를 더 돌 때까지도…
세레스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답니다.
소녀의 생일로부터 이틀 후, 첫째 언니께서 소녀에게 선물로 기쁜 소식을 주시겠다고 찾아오셨어요.
그 소식은 세레스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소녀의 곁에 머물던 소중한 이들은 언제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려요.
결국 소녀가 세레스를 선택했기에, 세레스마저 불행해진 것이랍니다.
이곳에 소녀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가는 저주라면…​

그러면, 차라리 소녀가 이 저택을 나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5화

이왕 홀로 남겨진 몸.
이야기 속 총사가 총 한 자루만 쥐고 모험을 시작했던 것처럼,
소녀도 간단한 짐을 챙겨 저택을 나섰답니다.
다만, ‘페란테’의 이름이 얼마나 무거운지, 소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소녀는 집을 나선 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답니다.
그 이후의 일들은 그저 단편적인 기억으로만 남아있어요.
온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이 느껴지고, 멀리서 소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답니다.
세레스였어요. 세레스는 눈물을 흘리며 소녀를 꼭 안아주었답니다.
하지만 따스한 온기가 머물기도 잠시, 세레스는 소녀를 지켜주려다 크게 다치고 말았어요.

소녀는 소중한 세레스를 잃고 싶지 않았어요!

그 순간, 형편없는 낙서로만 존재했던 머스킷이 소녀의 손에 기적처럼 쥐어져 있었지요.
소녀는 세레스를 위해, 세레스와 함께 악당들을 물리쳤답니다.
유모가 들려주던 이야기 속 멋진 총사처럼, 소녀도 마침내 해낸 것이지요.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레스는 소녀의 곁에 없었어요.
하지만, 어디에 있더라도 꼭 데리러 가겠다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떠올랐답니다. ​
그러니 소녀는 굳게 믿으며 기다릴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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